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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Music

폰부스 - HOME [ 듣기. 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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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CIVITAS “HOME”

긴 여정이었다. 처음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도시의 구조 사이에 놓인 우리들의 불현 한 모습과 그것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라는 아주 거창한 포부가 무색해지진 않았는지 걱정이 된다. 돌이켜 보면 많은 부분에서 서툴고 부족한 면이 많았다. 첫 곡 ‘극지’는 형상만 있고 이야기가 부족한 느낌이 있으며, 두 번째 곡 ‘죽은 새의 노래’는 ‘추락이란 언어를 모르고 추락하는’, ‘무덤은 허공과 하나’ 등, 불안한 존재를 너무 힘주어 이야기하다 보니 지나치게 관념화 되어버린 경향이 있음을 인정하는 바이다. 세 번째 곡 ‘MAI 2016’은 제목에서 오는 낯설음과 노래가 담고 있는 이야기의 간극이 크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고 네 번째, ‘비극의 탄생’은 도시가 만들어낸 비극의 가장 직접적인 존재들을 이야기 했음에도 그 충격과 절망을 보다 정밀하게 담아내지 못했다는 것에 후회가 든다. 그리고 다섯 번 째, ‘혜화’는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도시의 모습을 너무 숨겨둔 것은 아닌지 지금도 의심하고 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

많은 아쉬움과 부족함, 그리고 매우 투박하지만 성실히 밀고 온 이번 프로젝트의 마지막 곡 주제는 ‘집’이다. 서두에서 ‘여정’이라고 밝힌 것처럼,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에게 아주 긴 외출이었다. 1년 동안 2달에 한 번씩 곡을 만들고 그것들을 공개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는 것을 솔직하게 자백한다. 어찌 보면 배낭도 챙기지 않고 신발 끈도 제대로 묶지 않은 채 산행을 하듯, 우리는 종종 헐떡거렸고, 또 멈추어 섰다. 그럼에도 우리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고 반가워하는 여러분 덕분에 이렇게 종주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먼저 내놓은 결과물들이 많이 부족했음에도 깊은 사랑과 관심, 또 응원을 해준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마지막 키비타스 곡 ‘HOME’은 이러한 마음을 담아 여러분께 전하고자 한다. 우리는 잠시 긴 잠을 청할 것이다. 그리고 다시 깨어날 때는 보다 나은 세상에서 만나기를 기대하고 또 바란다. 모두들 이 악몽에서 ‘무사귀가’ 하시길! 


지친 하루를 보내고
이제 난 집으로 돌아가려 해
그곳은 내가 꾸었던
꿈들이 밤마다 불을 켜는 곳

바람이 불어
흔들리는 옷깃에
사람들 그림자 뾰족해질 때
달빛을 밟으면
아직 그믐인데
저녁을 멀리 돌아가야 할 때

Volvere a mi casa 
(난 나의 집으로 돌아갈거야)
불빛이 비추지 

홀로 길을 걸어도
혹여 밤이 깊어도
아직 그곳은
불빛이 비추지
멀리 떠나온 계절
멈춰 눈을 감으면
아직 그곳엔 
불빛이 비추지

난 너무 헤매었나봐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려 해
그곳은 오래 눈 내려
지친 잠 속으로 별이 뜨는 곳

낡은 서랍 속
부러진 연필은
몇 번째 꿈에서 넘어 진걸까
노을 진 창가로
반짝이던 먼지는
어디쯤 가라앉고 있을까

Volvere a mi casa 
(난 나의 집으로 돌아갈거야)
그곳엔
불빛이 비추지 

홀로 길을 걸어도
혹여 밤이 깊어도
아직 그곳은
불빛이 비추지
멀리 떠나온 계절
멈춰 눈을 감으면
아직 그곳엔
불빛이 비추지

이제 난 돌아갈래
지워진 잠속으로 
흩어진 꿈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