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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Music

더 모노톤즈(The Monotones) - 여름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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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톤즈의 새 싱글 ‘여름의 끝’을 플레이어에 건다. 눈을 의심했다. 6분 25초? 3분30초만 넘어가도 길다고 인식되는 시대에 이런 긴 노래를? 그것도 싱글로? 생각해보면 그런 이 러닝 타임도 길지 않게 느껴지던 시대가 있었다. 록의 황금기를 장식했던 명곡들을 떠올려 보라. 5분, 아니 10분도 짧고 아쉬웠다. 그 노래들이 흐르는 시간은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골재처럼 쌓이고, 멋진 표현들이 시멘트처럼 채워지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노래를 만들고 부르고 연주한 장본인이 모노톤즈라면 이 긴 러닝타임에서 지루함이 아닌 명곡들의 감동을 기대하게 되는 건 당연하다. 




그런 기대를 가지고 노래를 튼다. ‘여름의 끝’은 모노톤즈의 걸작 데뷔앨범인 <Into The Night>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갖고 있다. 록이라는 거대한 울타리안에서 다양한 사운드와 방향을 시도했던 그들은 그들의 새로운 싱글을 마치 하나의 앨범처럼 들려준다. 이 노래는 마치 몇 곡의 노래를 이어서 하나로 만든듯한 구성을 갖고 있다. 비틀즈의 ‘A Day In The Life’부터 라디오헤드의 ‘Paranoid Android’까지, 그런 구성이 가진 황홀함을 우리는 알고 있다. 반전과 환기가 있되, 그것이 하나의 노래로 엮어 있기에 들을 때 마다 새로워지는 감정들 말이다. 비치 보이스를 연상케하는 경쾌한 시작에 이어 몰아치는 절정부가 지나면 하프시코드와 스트링이 어우러지는 고적함이 있다. 그리고 아련하게 쌓아 올리는 화음이 곡을 마무리하나 싶더니 다시한번 절정으로 치닫는 후주가 마침표를 찍는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노래다. 이 반전들을 만들어내는 각각의 부분들은 여러 장의 옷감을 엮되, 재봉선없이 만들어진 옷처럼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흐른다. 앨범 반 장은 충분히 채우고 남을 아이디어들이 한 곡안에서 다채로운 풍경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리하여, ‘여름의 끝’은 지나간 계절에 대한 찬가가 된다. 사계절중 여름만큼 복잡다단한 철이 있을까. 찌는듯한 태양이 있고, 바다의 로망이 있으며, 노도와 같은 태풍이 있고, 지루한 장마가 있다. 여름이 청춘을 닮은 이유다. 이 노래를 들으며 청춘을 돌아보고, 여름을 복기하게 된다. 그 뜨거웠던 시간들을 말이다. 모노톤즈는 공연의 정점을 장식할 노래를 만들어냈고 우리는 록 페스티벌에 어울리는 한국 음악 하나를 얻게 됐다. 상업성의 프레임을 찢어 발기고 록의 쾌감을 다시 떠올리게할 그런 노래를. 김작가(대중음악평론가) 



타오르는 석양 너머로
딱 그만큼 보이다 사라지지
예측이 가능한 전개로
그 무언갈 찾기란 힘들 거야

비바람의 노랠 듣고 싶어
온전한 민 낯을 보고 싶어
불어난 강물을 거슬러
여름의 끝을 만지고 싶어

아 서늘한 공기가 
메마른 숨결에 스밀 때
아 닿지 못한 채 
이 계절이 저물어버리네

가슴만은 일렁거린다
흩어지는 물보라
이 여름의 끝에

I know this summer 
will never be the s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