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Outing & Writing/Writing

[Essay] 제주도 여행기_1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아침부터 알람소리에 깬 나는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씻고 나갈 준비를 하면서 어제 싼 짐을 다 챙기고서 나가고 있었다. 나가면서 시계를 보니 생각 보다 조금 지체를 했던 것이었다. 왠만하면 택시를 안 탈려고 했기 때문에 부랴부랴 집을 나서기 시작 하였다. 그렇게 나서기 얼마 후 나는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다. 나의 DSLR 을 놨두고 온 것이었다. 사진 찍는 걸 취미로 여기는 나는 DSLR이 없는 건 상상도 못 하였다. 카메라를 챙겨서 나온 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늦었다는 것을 여기고 결국 택시를 타기로 결심을 했다. 쌩 거리며 달려나가는 택시 차창 밖으로는 짙은 어둠에서 하늘이 깨어나고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공항에서 수속을 맞히고 어느새 나는 비행기 좌석에 앉았 있는 나를 보았다. 짐이 많으니 혼자 들기에 좀 낑낑 거리기도 하였지만 옆에서 본다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갔다. 등에는 백팩을 메고 한 쪽 어깨엔 자주 쓰는 물건을 에코백에 넣어서 메고 있었고 다른 한 쪽 어깨엔 DSLR 까지.. 그래도 여행을 간다는 기쁨은 이것들을 전부 상쇄 시킬 수 있을만한 거였다.


솔직히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에 조금 긴장이 되기도 한다. 자주 타는 편이 아닌데다가 나는 사실 고소공포증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만 높은 곳에 올라가도 무서워서 잘 다니기가 힘들다. 방송에서 나오는 연예인 수준은 아니지만 내심 얼굴이 굳어서 옆에 있는 사람이 어느 정도 알아 차릴 정도 이기 때문이다. 


이윽고 비행기는 이륙을 하였고 구름 위로 차오르는 비행기 밖의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바깥 구경을 구경하느라 나는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자그만한 유리창 사이로 보이는 구름과 지상의 풍경. 그리고 일출로 인해서 붉게 타오르는 구름의 모습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에 정신이 없었다. 비행기는 다시 한번 구름 위로 차올랐고 솜사탕 같은 구름들이 내 발 아래에 있었다. 나는 제주에 내리기 전에 이미 자연의 경이로움에 한 번 더 감탄을 하고 있었다.


제주공항에 도착을 하여 렌트카 업체로 향하였다. 좀 더 수월하게 이동을 하기 위해서 차를 렌트하기로 하였다. 차를 렌트 계약을 끝내고 나의 첫 끼를 위해서 운전대를 돌리고 있었다. 그렇게 향한 곳은 제주 시내의 자그만한 식당.내가 식당에 도착한 시각은 문을 열기 전이었지만 음식을 맡보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 하였다. 내 성격상 기다리는 것을 못 하여 결국 다른 곳으로 옮기고 말았다. 


그렇게 도착한 곳이 해안가 근처에 위치한 ‘용두암해촌’ 이었다. 거기에서 나는 전복성게미역국을 먹기로 하였고 기본 반찬 부터 나오기 시작하였다. 반찬들은 대체로 삼삼하니 내 입맛에 맞았다. 반찬과 함께 나온 두루치기 고기는 조금 뻑뻑해서 다른 반찬에 비해 안타까웠다. 하지만 뚝배기에 담겨 나온 미역국은 한 입 먹고 난 내 입을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우리가 흔히 먹는 고기로 만든 미역국 보다는 훨씬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났다. 거기에다가 성게가 들어가는 성게를 씹으면 고소하니 맛이 있었다. 그렇게 맛난 제주에서의 첫 끼인 아침을 먹고 나와서 짐을 잠시 정리를 하였다. 하지만 그 때서야 발견 된게 있었으니 나의 노래 리스트가 담긴 USB를 집에 놧두고 옷 것이다.  USB를 찾는 다고 가방을 다 뒤졌지만 없었다. 가까운 편의점에 가도 보이지 않았고 결국엔 다시 시내행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이미 나의 입은 나를 자책하며 궁시렁 대고 있었다. 결국엔 가까운 마트에 들려서 USB 를 사고 해안가에 위치한 스타벅스에서 차가운 음료로 내 속을 달래며 후다닥 작업을 끝내고 본격적인 제주 여행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 때서야 보이는게 제주의 바다였다. 제주의 바다는 부산의 바다와는 다르게 잔잔한 편이었다. 어디가나 해변가에서는 현무암들이 쿡쿡 놓여 있었고 그들 사이에 보이는 자그만한 마을들과 하늘과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나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구름들이 조금 심상치 않게 느껴지기 시작 했다.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 하였다. 나는 처음에 이 정도는 비는 맞으면서 다닐 수 있어 라는 생각을 하며 금능 해변으로 차를 몰았다. 금능 으로 가는 길은 조금 둘러 가는 길이었지만 바다를 볼 수 있는 해안길로 이동을 하였다. 바다를 보는것에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바다를 따라 가는 길은 나의 머리 속을 비우러 가는 길이 되었다. 그러나 그 비움의 끝에는 그 사람이 생각 나는 건 왜 인건지..


그렇게 그 사람이 문득 생각이 나면서 나는 이윽고 금능 해변에 다다렀다.그렇게 도착한 금능 해변은 도착하자 마자 나에게 탄성을 안겨 주었다. 모래사장 사이에 보이는 현무암들이 눈을 두는 곳곳마다 다른 바다처럼 느끼게 하였다. 비가 오는 와중에도 나는 연신 눈으로도 보고 가슴으로 느끼고 카메라에 남길려고 애를 썼다. 비가 조금 더 세게 내리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점점 자리를 떠나기 시작 하였다. 협재와 달리 금능해변에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그렇게 내리는 비를 뚫고 나는 바닷가를 향해 걸었다. 나는 비는 아랑곳 않고 제주의 바다를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연신 내 눈에 담고 있는데 내 주변으로 3명의 여성분이 놀러 왔다. 그 분들 말을 잠시 들을 수가 있었는데 아마 내가 도착한 당일에 그 분들은 제주를 떠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온 곳이 내가 머무르고 있는 금능 해변이었고, 그녀들의 입에서는 연신 이쁘다와 안 왔으면 후회했을 것 같다라는 말을 되풀이 하고 있었다. 제주의 해변에는 부드러운 모래 뿐만 아니라 현무암이 두둥 거리며 있었다. 현무암 위로 올라선 나는 파랑디 파란 바다를 보면서 오전에 안 좋았던 마음을 넘겨 버렸다. 나에게 바다는 엄마와 같은 존재이다. 제주의 바다를 느꼈던 나는 다음 행선지를 고르고 있었다. 



차 안에 있으니 후두둑 후두둑 거리며 비는 거세게 더 내리고 있었다. 금능 근처인 나는 당오름에 가기로 결정을 하였다. 여타 다른 곳도 많았지만 현 위치보다 거리가 있어서 그나마 가까운 곳으로 정했다. 그리고 오름도 한 번 경험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쉽게 가는 곳은 쉽게 기대감이 빠진다고 생각이 들었다. 당오름 전망대는 주차창에서 얼마 걸리지 않은 거리에 전망대가 위치를 하고 있었다. 비는 아까보다 조금은 잦아 들었지만 날씨는 영 좋지는 않았다. 전망대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면 눈앞에 차귀도가 보인다. 제주라는 섬에 따린 또 다른 섬 차귀도는 저 곳은 어떠한 곳일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나도 저기에 발자국 한 번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전망대에서 차귀도를 보는 방향 보다는 그 반대 쪽으로 보면 또 다른 제주가 나의 눈을 사로 잡았다. 제주의 논과 그 너머에 보이는 차가운 바다. 전망대에서 보는 사방의 경광은 잊을 수가 없었다. 조금 더 이 풍경에 심취를 하고 싶었지만 하늘을 보니 나에게 시간을 많이 허락하지 않을 것 같았다. 흐린 먹구름 더욱 더 짙게 드리우기 시작 하였다.  


어쩌다 보니 숙소는 내가 서있는 당오름과는 완전 반대 방향인 성산 근처인 종달리에 위치를 하고 있었다. 마구 쏟아지는 빗 속을 뚫고 힘겹게 힘겹게 게스트하우스로 가는 길 중간에 그제서야 배가 너무 출출한 나머지 내가 배가 고프다라는 느낌을 들게 하였다. 조금만 더 있으면 저녁을 먹을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나는 결국 차를 성산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내 머리 속에는 성산에 위치한 보리찐빵이 기억이 났기 때문이었다. 성산 일출봉에 도착을 하여서 구경은 안 하고 찐빵 집만 찾아 다녔다. 검색을 해서 찾아간 찐빵 집에는 여러가지 메뉴가 있었으나 나의 선택은 보리찐빵과 쑥찐빵 이었다. 차량에 타자마자 덥석 하나를 베어 물었다. 의외로 맛이 괜찮았다. 보리의 거친 질감도 많이 없었고 쑥의 향과 약간 쌉쌀한 맛이 찐빵의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해주었다. 찐빵안에는 그렇게 달지 않은 팥앙금이 있었는데 맛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의 입은 제주의 맛을 담았고 나의 눈은 성산 일출봉을 담았다. 바닷가와 마주친 부분에 우뚝 솟아 오른 성산일출봉은 나에게 감탄사만 나오게 하는 그런 웅장함이 있었다. 어째 시간이 지날 수록 비가 점점 더 많이 오는 듯 하였다.








그렇게 찐빵을 한 입에 물고 나는 숙소로 향했다. 종달리에 위치한 ‘수상한 소금밭’으로 갔다. 생각보다는 그렇게 늦지 않은 시간에 도착을 하였다. 찐빵으로 허기를 달랬지만 나는 제주의 맛을 먹어야 되겠다는 일념하에 체크인 후에 게스트하우스 사장 분들께 물어보았다. 사장님 께서는 근처의 밥집인 수다뜰 이라는 식당을 추천 하여 줬다. 하도 차만 타고 다녀서 그런지 조금 걷고 싶기도 하였다. 그렇게 지도를 참고하면서 종달리 마을을 둘러 보면서 식당으로 향하였다. 숙소에서 식당까지는 대략 10분 정도의 거리였다. 자그만한 마을이지만 제주도 만의 냄새와 색깔이 묻어나는 그런 마을이었는데 땅거미가 드리우면서 마을을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다. 조금은 아쉬워 하는 마음을 가지고 어두워지는 마을을 구경하면서 식당에 다다랐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의 추천 메뉴인 전복뚝배기를 먹었다. 음… 뭐라 말해야 되지? 된장베이스에 조금 칼칼한 맛이 났지만 고추장 처럼 툭툭 거리지 않고 고추가루가 들어가서 그런지 약간은 매운탕 처럼 느낄 수도 있지만 고추장 맛은 나지 않는 그런 맛이었다. 그런데도 깔끔하게 넘어가는 전복뚝배기는 전복 뿐만 아니라 새우의 종류인 쏙과 함께 여러 조개가 들어 가서 감칠맛이 나는 해물 뚝배기 였다. 역시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집을 가면 실패를 하지 않는 다는 그런 신조는 역시 최고였다. 아침에도 전복을 먹었지만 저녁에도 전복을 먹으니 물리지도 않고 잘 넘어 갔다. 제주도는 어느 집이건 반찬이 조금 심심한 듯한 간이었다. 아마도 맵고 짠 걸 좋아하시는 분은 조금 간이 약하다고 느껴 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집의 반찬 중 최고는 미역 무침.. 아침에도 먹었지만 한 번 먹어보고는 이건 대박이라는게 속으로 느껴졌다. 양파와 무쳤는데 미역의 싱싱함이 그대로 살아있는 한 마디로 바다 밑에서 해류에 흩날리는 미역을 그대로 먹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른 반찬들도 만찬 가지로 맛은 있었다. 연신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맛을 음미하면서 먹고 서비스로 준 당근 쥬스는 입 안을 깔끔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배부르게 저녁을 먹고 온 제주의 첫날 밤은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숙소에 돌아와 씻고 게스트하우스에 딸린 카페에 앉아서 서비스로 준 샹글리아를 한 잔 하면서 오늘 하루를 소회하고 있었다. 가는 시기가 연말이어서 그랬던지 카페의 분위기는 연말 분위기가 물씬 났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느낀 것들 그리고 나에게 주는 감정들. 여행 중 읽으려고 산 책을 펼치면서 하루를 여행이 주는 여유로움을 만끽 하고 있었다. 카페에 비치된 노지 감귤은 껍질이 얇아서 그런지 당도가 일반 감귤 보다는 몇배나 더 높은 것 같았다. 껍질도 얇아서 내가 먹던 방식으로 잘 못 먹다가 양손에 과즙이 묻어 있었다.







내가 여행을 하면서 볼려고 산 책은 윤정은 작가님의 ‘같이 걸을까’ 였다. 그냥 책의 표지와 제목만 보고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행기 안에서 본 내용들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내용들이었지만 여기 카페에서 보던 중 자꾸 책을 넘길 수록 이전 연인이었던 사람이 생각이 났다. 안 그래도 오늘 하루 간간히 생각이 났는데 더욱 생각이 난 내가 싫었다. 이제는 잊어야지 하면서도 잘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게 마음 뜻대로 되지가 않았다. 책을 보면서 그 감정을 억누르라고 힘들었다. 하마터면 눈물이 터질 뻔 할 수도 있었지만 무사히 그 고비를 넘겼다. 


우연치 않게 사장님과 대화를 하던 중에 나의 말투가 이상하다고 여겼는지 경상도 분이냐고 물으셨다. 사장님께서도 부산 사람이라고 하던데 같은 지역이다 보니 알게 모르게 더 반가웠던 것 같았다. 사장님도 사진에 조예가 깊으셔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일 여행지까지 추천을 해주셨다. 아직 계획은 잡지 않았는데 추천 하는 곳은 한 번 생각을 해봐야겠다고 느꼈다.


내 방 침대에 누워 어두워진 방 안에 누워 있으니 바깥에서 비가 오는 소리가 들렸다. 기분 좋게 들려오는 그 소리를 자장가를 삼아서 제주에서의 밤은 더 저물어 갔다. 


'Outing & Writing > Wri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Essay] 제주도 여행기_2  (0) 2015.12.28
[Essay] 제주도 여행기 _ Prologue  (0) 2015.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