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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Music

스윗소로우 - 아현동 [ 듣기, 가사, M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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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의 열기가 아직 남아 있던 2002년 여름, 스윗소로우는 아현동의 오래된 가정집 반지하를 월세로 얻어 곡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스윗소로우라는 이름도 그때 지었습니다. 볕도 잘 들지 않는 지하실이었지만 우리 노래들이 늘어 가는 즐거움에 그런 건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만든 노래들로 공연을 하고, 대회에 나가 상도 받고, 꿈꾸던 앨범까지 냈습니다. 이런저런 스케줄이 생기면서 아현동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점점 뜸해졌고, 어느 해인가 장마가 지난 후에 들어가 본 작업실은 집 전체에 무릎까지 물이 차 있었습니다. 쓸만한 물건들을 건져 내고 작업실을 처분한 후엔 약간의 해방감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더 흘러 어느덧 저희는 데뷔한 지 만으로 10년이 되어 갑니다. 강산이 변한다는 시간 동안 아현동에서는 재개발이 진행되었고, 이제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많은 사람의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되었습니다.

스윗소로우의 아현동 작업실이 있던 골목의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은 지금, 저희가 가진 추억에 숨을 불어넣는 마음으로 노래를 지어 보았습니다. 소소하게 나마 저희의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아, 다음 달 발표 예정인 4집 Part 2 앨범 중에서 이 곡을 조금 먼저 들려드리게 되었습니다. 들으시는 분들의 소중한 기억을 하나씩 꺼내보게 하는 노래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2015년 가을, 스윗소로우 올림.   by 출처 - 네이버 뮤직



 스윗소로우 - 아현동

수업이 끝나면 버스를 타고
다음 내리실 역은 굴레방다리
북적이는 시장 길을 지나면
어느새 익숙한 골목 냄새

감나무는 본 적 없지만
참 향기로운 이름 감골길
빛 바랜 비디오시티 포스터
그게 무슨 영화였더라

문득 출출해 문자를 남겨
자 사발면 먹을 사람 손 들어
설레는 맘으로 맘보슈퍼에 가자
젓가락은 네 개

반지하의 작은 창 틈으로
매일 밤 새어 나오는 노랫소리에도
너그럽던 어르신들의 모습만큼
푸근했던 동네

622-44의 안쪽 지하
이제는 사라져버린 우리 이름
떠나야 했건 여기서 새 꿈을 시작했건
모두 행복하길

샤워를 하며 자기도 모르게
한 소절 우리 노랠 따라 부르던
참 미안했던 주인집의 수험생은
좋은 어른이 됐길

한 겨울 화장실이 얼면
큰길 건너 있던 주유소에 갔지
그때도 손님이 없던 행화탕에 가면
우린 수영을 했지

치기 어린 이방인들을
말없이 품어 주었던 작은 골목길은
이제 흔적조차 없어져 버렸지만
흘러가는 인생

622-44의 안쪽 지하
이제는 사라져버린 우리 이름
떠나야 했건 여기서 새 꿈을 시작했건
모두 행복하길

그립단 생각이 들 땐
늘 조금씩 늦은 기분이야

622-44의 안쪽 지하
달콤한 슬픔이 가득한 그 이름
떠나야 했건 여기서 새 꿈을 시작했건
모두 행복하길

622-44의 안쪽 지하
달콤한 슬픔이 가득한 그 이름
떠나야 했건 여기서 새 꿈을 시작했건
모두 행복하길

모두 행복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