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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Music

아토믹 밸런스 - Sketch(여름의 시간에) [ 듣기. 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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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에게 '끝'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인가요?

정말 더웠던 여름의 끝, 너무나 아쉬운 방학의 끝, 달콤했지만 심장을 깊게 찔렀던 연애의 끝.. 등등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끝' 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 곡은 아직 밴드가 결성되기 전, 2012년의 여름이 끝날 때 즈음 만들어졌습니다. 아마 지금이랑 비슷한 날씨였겠군요.
한여름의 낮, 약속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날씨가 너무 더웠던 나머지, 집의 마룻바닥에 누워 기타를 치다가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는 사실도 잊은 채, 멜로디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붙여진 제목은 '여름엔 만나지 말아요 ~너무 더우니까~'였습니다.
그냥 떠오르는 감정을 바로 제목에 갖다 붙였다는 것이 참 단순하네요.
천천히 시간을 들여 다듬은 끝에, 결국 아토믹 밸런스의 첫 번째 노래가 되어 주었습니다.




제가 쓰는 대부분의 곡들은 픽션입니다만, 이 노래는 유일하게 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군을 제대하고 나서 하루하루를 멍하니 보내던 저에게, 다시 밴드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해준 고마운 곡이지요.

세상에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그 수많은 사람 들의 숫자만큼 많은 의미의 '끝'이 있습니다. 
결승선에 도달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끝에 다다르지 못한 채 경기를 포기하는 사람도 있겠죠. 
어느 결과를 맛보게 되더라도 사람은 받아들이기 나름, 생각하기 나름이라지만,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아직 '끝나지 않은 여름'은, 제게 '방황의 끝'을 가져다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여름은 무척이나 더웠어요. 사실 어떻게 보면 내년에도, 내 후년에도, 이런 더위가 오지 않을 거라고는 단언할 수 없지만 우리는 잘 버텨낸 기억이 있으니까, 앞으로 몇 번 인가 찾아올 힘든 시기를 견뎌낼 힘이 조금은 생긴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빛나는 시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조금은 나태해진 지금의 저에게도 채찍질을 해주는, 바로 그런 노래입니다.

-ATOMIC BALANCE 박건우- 


일어나고 싶지 않던 holiday
한발 앞서 찾아온 무더위에 잠을 깼어
매번 같은 일상에 지친 난
멈춰 있던 선풍기의 전원을 다시 켤 뿐

선명하디 선명한 햇빛에 
그나마 널어놓은 빨래는 모두 말랐겠지
계절에 상관없이 즐겨 입는
티셔츠를 정리하다 문득 떠오른 거야

의욕 없는 나날의 연속, 먼 과거 속에
갇혀 있는 내가 있었어

커피의 얼음이 태양 아래 녹고 말아
쥐고 있던 손에 그 냉기를 전해 주었지
열정 가득했던 어제의 그 모습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여름의 시간에

무심코 페달을 밟고 나니
도착했던 공원에 펼쳐진 물빛 신기루
언제까지나 담고 싶어 불러본
마음속 소년이 즐겁게 그려낸 little sketch

선선해진 밤은 바람의 메시지를 전해
녹아 없어진 그 모습은 (눈앞에) 나타나

자책하는 일이 습관처럼 돼버린 건
언제부터인지 감을 잡지 못하겠다며
하루하루 집어삼켰던 응축된
그것은 대체 뭐였을까? 언제쯤 터질런지

커피의 얼음이 태양 아래 녹고 말아
쥐고 있던 손에 그 냉기를 전해 주었지
되뇌이던 슬픔에겐 작별을 고해
앞으로 마주친대도 미소를

커피의 얼음을 씹고 페달을 밟았어
(아직 늦진 않았겠지?) 모든걸 걸어볼
나의 뜨거운 여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