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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Music

푸르내 - 아주 먼곳 [ 듣기, 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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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 결성한 밴드 푸르내는 2016년이 되어서야 그들의 첫 정규 앨범을 발매하기에 이른다. ‘얼마나 앨범에 정성을 들였길래 이토록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하는 생각과 함께 나는 그들의 1집 <야생의 밤>을 레코드 샵에서 집어 들었다. 때는 2016년 3월 3일이었다. 추위가 완전히 떠나지는 않았지만 거리에 은은하게 피어나는 화사함이 봄이 오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아주 먼 곳’은 80년대 가요의 절제된 감수성을 전달하는 아련한 분위기가 가득한 곡이다. “언젠가는 나도 남겨질 테니”라는 마지막 가사는 이 노래의 감성 전체를 대변하고 있는 듯했다. 이 쓸쓸한 가사를 내뱉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덤덤하고 건조하게 노래를 하는 보컬을 듣고 있으니 그의 눈빛이 문득 궁금해졌다. 이 궁금함을 뒤로하고 이어지는 ‘유소년의 비애’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이 노래도 어떤 쓸쓸함이 은은하게 묻어나는 곡이다. 쓸쓸함은 푸르내의 뿌리인 것일까...? 하나의 감성으로 이 밴드의 느낌을 확정 지을 수는 없지만, 쓸쓸함은 푸르내가 가진 대표적인 감성들 중 하나인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감정의 흐름을 끊기지 않고 표현하는 것만 같은 리드기타가 수를 놓는 ‘유소년의 비애’를 지나면 더욱 더 느리고 잔잔한 넘버인 ‘밤공기’가 이어진다. 마치 어두운 지하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이 곡을 들으면서 나는 그 특유의 차가움에 등골이 서늘해져 창문이 열렸는지 몇 번을 확인했다. 창문은 닫혀있었지만 방안은 온통 밤공기로 가득했다. 이 앨범으로 인해 봄이 몇 달 미뤄질 것만 같았다. 


이렇듯 2016년 봄에 찾아온 푸르내의 첫 앨범은 뭔가 모순된 감성을 한 곳에 어우러지게 하는 야릇한 마력을 가지고 있었다. 차갑기도 하면서 따뜻하고, 신나기도 하면서 차분한 그 오묘함. 이러한 푸르내만의 특이성은 마치 리스너들과 밀당을 하는 듯 하다. 다시 말해, 친근하다고 느끼는 순간 낯설어지고, 낯설다고 생각하면 또 어느새 친근하게 손을 흔드는 음악. 푸르내는 그 대립의 한 가운데를 자극하는 실험을 행하고 있었다. 봄손님 푸르내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개발될 내 감성의 한 구석에 단단히 자리를 잡아버렸다.   출처  : 네이버 뮤직




아주 먼 곳으로 떠나갈 때
뒤에 보이는 너의 얼굴
차마 볼 수 없어 앞을 보면
발 끝에 드리운 너의 그림자처럼

내 시간이 머뭇거릴 때
내 눈앞을 채워오는

그 풍경 속에서 누굴 다시 만날까
언젠가는 나도 남겨질테니

아주 희미하게 그려지는
거리 위에 너의 얼굴
차마 볼 수 없어 돌아서면
탁하게 펼쳐지는 나의 오래된 기억

내 정신이 흔들거릴 때
언제나 날 지배하는

그 감정 속에서 무얼 다시 느낄까
언젠가는 나도 남겨질테니

그 풍경 속에서 누굴 다시 만날까
언젠가는 나도 남겨질테니
그 감정 속에서 무얼 다시 느낄까
언젠가는 나도 남겨질테니